독한 사진 일기/내 카메라 이야기 50BELL 2025. 5. 1. 20:00
※ 이 글은 2019년에 썼던 리코 GR 카메라 사용기를 아카이브한 것입니다. → 원문 보기 안녕하세요! 50BELL이란 아이디로 활동하는 오영종입니다.이 글은 카메라 외관 사진 3장을 포함해서 총 43장의 이미지로 구성되어 로딩에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처음 써보는 리뷰라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좋게 봐주시고 아쉬운 부분은 지적해 주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 벌써 6년입니다.처음 발매된 2013년, 주력인 필름카메라를 정리하고 들인 리코 GR. 2019년인 지금도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카메라입니다.검은 몸체에 은회색 상처가 하나둘 늘어나고, 고무 그립이 통째로 떨어져 검은색 종이테이프로 엉성한 옷을 입혀 놓았지만,나무속을 소리 없이 채운 나이테처럼 그간 맞이했던..
독한 사유 일기/독일 이야기 50BELL 2022. 1. 6. 17:00
베를린과 독일의 일부 도시들로 일반화하는 건 불가능하다. '내가 독일을 안다'라고 말하기에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래도 그곳에 살았던 짧지 않았던 기간에 한결같이 느꼈던 것이 하나 있다면, 독일은 정말 흡연자들에게만큼은 천국에 가깝다는 점이다. 속칭 길빵은 기본이다. 아이를 안거나 유모차를 밀면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몇 번을 봐도 경악스럽다. 임산부가 흡연하는 것도 두어 번 봤지만, 정말로 드문 경우라고 믿고 싶다. 우리나라와 달리 흡연 중에 침을 뱉는 사람들은 보기 힘들다. 반면에, 어디를 가도 하얗고 누런 꽁초들이 바닥을 굴러다닌다. 길 전체가 거대한 재떨이 같다. 과장 조금 보태면, 가을 낙엽만큼이나 많다. 길가에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주황색 쓰레기통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는 모습도 ..
독한 사유 일기/독일 이야기 50BELL 2021. 12. 30. 17:00
베를린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파란색과 분홍색 파이프들이 머리 위로 동맥과 정맥처럼 이리저리 구불거리며 지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묘하게 조화를(혹은 대비를) 이뤄 하나의 설치작품을 보는 것 같으면서도, 흉물스럽게 보는 이들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회색 도시에 색의 숨결을 불어넣는 재미 요소라고 생각한다. 정체불명의 파이프들, 도대체 왜 필요한 걸까?'슈프레(Spree) 강'을 따라 '박물관 섬(Museumsinsel)'이 위치한 '프리드리히 거리(Friedrichstraße)', '알렉산더 광장(Alexander Platz)',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East side gallery)' 등 사실상 공사가 진행되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이 파이프들이 설치되어있다. 무엇을 위해 이렇..